서울과 경기도의 표심 맞교환, 그리고 2020년의 특수성(23.9.9.)

 2021년에 서울 집값 상승률을 버티지 못하고 타 도시로 전입한 사람이 40만이 넘었다. 그리고 2020년부터 아래와 같은 풍자 단문이 유행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전세를 살던 대깨문 김모씨는 종부세 인상 뉴스에 투기꾼 놈들 잘됐다며 박장대소를 했다. 5개월 후 전셋집 재계약 날 월세 200만원을 내라는 집주인 말에 영문도 모르고 경기도로 쫓겨나게 됐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빨간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그의 이어폰에선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흐르고 있다.'

인터넷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도 저 풍자를 들어봤을 정도로 광란의 20년이었고 광란의 정권이었다. 인플레-금리 인상이 온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며 이제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졌겠지만. 저 풍자 글에는 다주택자 보유세 인상이 결국 조세를 일정 부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경제학적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는데, 그 무주택자들이 유주택자에 대한 시기심에 눈에 멀어서 제 발등을 찍는 투표를 한다는 함의가 담겨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 경기도, 인천으로 인구가 매년 수십만 명씩 유출한 결과 서울과 경기도의 투표 성향을 맞바꾸는 정도에 이르렀다. 지금은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새누리당 정권 시절까지만 해도 경기도가 서울보다 보수 강세였다. 그런데 21년 재보궐선거, 22년 대선, 22년 지선에서 서울이 보수화하고 경기도는 허니문 선거에 굴하지 않는 민주당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요컨대 서울과 경기도 둘 다를 한 정당이 석권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에서 강남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전부 휩쓸던 2020년 4월 총선이 그래서 더더욱 특수한 선거였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푸른 물결이 덜 빠져나간 과도기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에서도 국힘이 괴멸적인 참패를 하리라고 예상하지만, 나는 민주당이 20년 총선처럼 서울과 경기도를 모두 장악할 수 있는 투표 지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지율이 지난 총선 때만큼 민주당에 밀리게 되더라도, 적은 득표율 격차로 민주당이 이길 수 있는 경합지의 수가 3년 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에 의석 차이도 줄어들 것이다. 물론 경합지의 감소를 상쇄할만큼 국힘의 민심이 악화하면 언제든지 참패가 일어날 수는 있다, 2008년에 참패한 민주당처럼.

다만 2020년 수도권에서의 대승은 코로나로 인한 여당 쏠림 영향이 컸고, 2021년 이후 서울의 보수화는 부동산 폭등과 LH사태와 종부세에 크게 기인했고, 경기도의 민주당 강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저금리 시기에 현금성 복지를 뿌려댄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저렇게 일시적인 팩터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느 한 당이 수도권 전역에서 초강세를 보인다거나 서울이 완전히 보수 강세 지역으로 공고히 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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