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이 포천-가평에서 밀리는 여론조사의 허실(24.1.29.)
여론조사를 '참고'하는 방법은 그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 여론조사 방식과 실제 선거결과 간 관계를 추론하여 일종의 비례식을 세우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민의힘이 유서 깊은 텃밭인 포천-가평에서도 패배하는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동네방네 떠들어대는 호들갑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총선에 대해 현재 할 수 있는 러프한 전망을 해보려 한다.
2020년 2월 11~12일 포천뉴스 유선 50% 반영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패배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 여론조사에서 포천가평 자유한국당 지지율 34% 민주당 지지율 38%로 나왔다. 실제 선거 결과는 미래통합당 후보 3.5%p 승리이다. 게다가 2월 중순은 정권심판론이 피크에 가깝던 시기였고, 그 후로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대응에 선방한다는 여론 및 미래통합당에서 각종 파문이 나오면서 미래통합당이 더욱 불리해졌다. 그럼에도 2월 가상대결에선 패배, 4월 중순 문재인 지지율 50% 시기에 실제 선거에서는 승리했다.
가상대결 여론조사가 부정확했던 또다른 사례가 22년 지방선거의 접전지들이다. 윤석열 당선 직후 기준으로 경기, 인천,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강원 중에 국힘이 확실히 이길 수 있다고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아무데도 없었다. 허니문 선거이기 때문에 17개 광역단체 중 10개를 이겨도 국정안정에 지장을 미치는 상황이었는데, 10개를 이기려면 경상도와 서울을 기본적으로 이기되 접전지 중 4개에서 이겨야 했다. 검수완박과 후보 확정을 즈음하여 접경지 양자대결이 서서히 국힘 쪽으로 기울더니 실제로는 총 12개 지역에서 국힘이 이겼다.
이처럼 다수의 대결이 동시에 벌어지는 선거에서 가상대결 여론조사는 인물의 인지도 및 지지층의 결집이 과반영된다. 투표할 이유가 확고한 진영이 과표집된다는 의미이다. 22년 지선에서 국힘 후보들이 가상대결에서 밀린 건 당시 민주당 광역단체장들의 현역 프리미엄이 과반영되고, 그리고 국힘 후보가 확정되기 전이어서 결집이 덜된 탓이었다. 현재 포천-가평에서 밀리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직 국힘 지지층부터가 국힘 가상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재 시점에서 그나마 참고하기 좋은 지표는 정당지지율, 정권심판론, 총선 때 투표할 정당 조사 정도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한동훈과 조중동이 의도적으로 윤석열과 거리를 둠에 따라 총선과 분리되고 있다. 그리고 한동훈은 정책 면에서도 윤석열보다 사뭇 스윗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가 비례를 이준석에게 투표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총선 예측을 정확하게 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4년 전과의 비교를 통해최대의석/최소의석을 점쳐볼 수는 있다. 일단 20년 총선의 파멸적인 스코어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김형오, 김세연, 이석연과 당대표 황교안의 콜라보레이션이 일으킨 이변이었다. 그들은 물갈이,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수도권 중진들을 1계단 더 어려운 험지로 내몰면서 결과적으로 험지와 경합우세 지역구에서 모두 파멸했다. 중진 험지 차출론이 항상 독이 된다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코로나 초기 대응에서 문재인 정권의 지지도가 갑자기 상승하고 총선 직전 막말 논란이 터지면서 수도권 궤멸로 귀결했다.
반면에 현 국민의힘은 수뇌부가 단기간에 당의 저변을 넓히기까진 못할지언정 제 살 깎아먹는 헛발질을 할 기미는 안 보인다. 4년 전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은 정당지지율, 정권심판론 구도에 정당 지도부는 업그레이드 되었으니 의석 수도 최소한 그때 얻은 109석(무소속 당선자 4명과 국민의당 비례 3명까지 더한 후 권은희를 제외한 의석)보다야 많이 얻으리라 본다. 사실 정권심판론 조사의 경우 4년 전보다 더 심한 격차로 나오는 경우도 있으나, 정권지원 49 정권심판 37과 정권지원 37 정권심판 49는 결코 대칭이 아니다. 정권지원 여론은 대부분 실제 투표로 이어지는 반면에 정권심판 여론은 제1야당이 모두 담아내지를 못한다. 그러니 정권심판 구도로 봐도 4년 전에 비해 한쪽에 쏠리는 경향이 덜하다.
한편 국민의힘 관계자가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16석 이상을 얻으면 원내 1당(130석대), 25석 이상을 얻으면 단독 과반이 될 거라고 평했다.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과 종로-중구 8석은 국민의힘이 가져갈 거라 본다. 그 외 소위 '한강벨트'에 들어가는 성동갑을, 마포갑, 양천갑을, 용산, 강동갑을, 동작갑을, 영등포을, 서대문갑, 동대문갑을 등이 승리가능성이 유의미한 경합열세 지역들이다. 딱히 근거 있는 예측은 아니지만 국힘이 서울에서 12석 이상은 얻을 거라 생각한다. 120석~원내 1당 정도로 범위를 좁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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